대만 여행이라고 하면 흔히 타이베이, 타이중, 가오슝 같은 대도시를 먼저 떠올리지만, 진짜 대만의 매력은 그 너머의 소도시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대만의 대표적인 소도시인 화롄, 지아이, 루강을 중심으로, 각각의 특징과 여행 포인트를 소개합니다. 조용하고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분들에게 소도시 여행은 완벽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화롄: 자연과 평화가 공존하는 동부의 보석
화롄(Hualien)은 대만 동부에 위치한 도시로, 웅장한 자연경관과 평온한 분위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는 타루코 협곡(Taroko Gorge)으로,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협곡과 맑은 강, 그리고 드라마틱한 절벽 풍경이 어우러져 대만 자연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화롄은 비교적 덜 개발된 지역이기에, 상업적인 요소가 적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환경이 매력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리거나, 도시 외곽의 논밭 사이를 걷다 보면 마치 시골 마을에 온 듯한 정취가 느껴집니다. 교통은 대만 기차를 통해 타이베이에서 약 2시간 반~3시간 정도 걸리며, 소박한 분위기의 게스트하우스와 민박이 많아 장기 체류에도 적합합니다. 화롄야시장(Dongdamen Night Market)에서는 현지 특산물과 간단한 간식들을 즐길 수 있는데, 특히 해산물 요리가 풍부합니다. 화롄은 자연 중심 여행을 원하는 사람, 북적거리는 도시보다 한적함을 선호하는 여행자에게 최적의 목적지입니다.
지아이: 기차와 향토음식,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도시
지아이(Chiayi)는 대만 서부에 위치한 역사 깊은 도시로, 알리산(阿里山) 관광의 시작점으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지아이역에서 출발하는 알리산 산악열차는 해발 고도를 따라 오르며 펼쳐지는 풍경이 일품이며, 철도 여행자들에게는 로망 같은 존재입니다. 지아이는 대만의 전통적인 농업과 목재 산업의 중심지였으며, 그 흔적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도시 자체는 작고 조용하지만, 공원, 사원, 옛 거리 등에서 대만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문화로(文化路) 야시장은 작지만 로컬 분위기가 살아있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맛집으로는 치즈우동, 터키밥(火雞肉飯), 현지식 두부요리 등 지역 고유 음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터키밥은 지아이를 대표하는 소울푸드로, 닭고기를 얇게 찢어 밥 위에 얹고 특제 간장소스를 뿌린 요리로, 현지인뿐 아니라 여행자 사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지아이의 숙소는 대체로 저렴하고 가성비가 좋으며, 기차역 근처 숙소를 중심으로 여행 동선을 짜면 이동이 매우 편리합니다. 대만 고속철도(THSR) 정차역도 있어 타이베이나 타이중에서 접근성이 좋습니다.
루강: 예술과 골목의 향기가 깃든 옛 도시
루강(Lukang)은 타이중에서 서쪽 해안 방향으로 위치한 소도시로, 대만에서도 가장 보존이 잘 된 역사 도시 중 하나입니다. ‘사원과 골목의 도시’로 불릴 만큼, 수많은 옛 사찰과 고건축물이 곳곳에 남아 있으며, 특히 용산사(龍山寺)와 텐호궁(天后宮)은 루강의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루강의 가장 큰 매력은 시간이 멈춘 듯한 골목길입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길 사이로 전통 가옥이 늘어서 있고, 공예품 상점, 전통 간식 가게, 손으로 그린 간판 등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루강의 수제 장인 문화는 지금도 활발하며, 도자기, 부채, 붓글씨 체험 등이 가능해 체험 중심의 여행에도 안성맞춤입니다. 먹거리도 루강만의 독특함을 자랑합니다. 루강 짜장면, 현지식 찹쌀떡, 땅콩 아이스크림 크레페 등 간단하지만 독창적인 음식들이 많습니다. 지역 특산물인 우육면과 전통 간장은 기념품으로도 인기가 있습니다. 루강은 기차역과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교통은 불편하지만, 타이중에서 버스나 택시로 1시간 내외로 접근 가능합니다. 하루 코스로도 적합하며, 여유가 된다면 전통 민박에서 하룻밤 묵어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화려한 도시 대신, 조용한 감성과 깊은 인상을 주는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대만의 소도시들에 주목해보세요. 자연 중심의 화롄, 전통과 맛의 지아이, 문화와 골목의 루강은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진 여행지입니다.